디자인과를 나오고 디자이너로 살아가다 보면 20대 중반 즈음엔 샘플 종이를 심심찮게 모을 수 있다. 감정카드 제작을 위해 갖고 있던 종이들을 몽땅 꺼내, 감정을 전달하기 좋은 재질을 찾아 나섰다.
종이 자체에서 어떠한 감정을 전달하지 않는 재질이어야 했다. 너무 반짝 거리는 코팅 느낌도 거친 느낌도 감정을 전달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기에,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


10장 이내의 재질을 추린 다음, 제작 업체에 가능여부와 비용도 확인해야겠다. 그리고 실제 제작 됐을 때, 우리가 생각했던 그 느낌을 잘 담는지 테스트가 필요했다. 1장씩 100종이 가까운 명함사이즈의 카드를 발주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제작해 주는 곳도 없기에. 2종류 이상의 종이 재질을 선택 한 뒤 판으로 발주하여 한 장 한장 컷팅하는 방식으로 샘플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꽤 거금을 들여 재단기를 구매했다! 카드 샘플도 만들고... 개인적으로 수업할 때나 작품 할 때 필요할 수 있으니까(합리화 중)

그리고 둥근 모서리를 만들기 위해 코너 커터기를 사용하여 400번 가까이의 컷팅질을 했다. 단순 노동을 즐기는 나지만, 이렇게 끝나지 않는 단순노동은 감정카드를 만들면서도 처음... 하면서 손이 아려와 현타오기도 여러 번..
부지런히 컷팅하고 또 컷팅했다.
카드를 펼쳐놓고 보니 논에 떨어진 낱알 하나하나를 주워 밥을 해 한 가마를 만든 것 마냥 뿌듯하고 든든!

카드 재질을 확정 한 뒤, 패키지 미팅을 다녔다. 단가가 높지만 첫 상품인 만큼 고급스러운 박스를 하고 싶었고, 사용성도 높았음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자석박스! (제작비와 사용성 문제로 2차 펀딩 때는 상하 싸바리 박스로 변경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태의 박스다.)


감정카드와 패키지 스펙을 확정 짓고, 감정카드 기본 구성품인 이모카드 샘플을 제작했다. 이모카드는 투명 pvc 카드로, 감정을 분류하는 용도와 감정을 조금 더 귀엽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원래는 보관할 때 감정을 분류해서 보관할 수 있도록 제작하려고 했으나, 사용하는 데에 감정 분류가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서 상단 or사이드로 들어가는 분류표는 삭제됐고, 캐릭터 표정만 남은 깔끔한 캐릭터 카드가 완성되었다.

업체도 여러 군데 제작했는데, 검은색 부스러기가 나오거나 잘 긁히거나, 인쇄면이 너무 밝은 문제 등으로 업체 선정에 꽤 애를 먹었던 이모카드.
싼 게 비지떡이라고, 저렴한 곳은 역시나 퀄리티가 안 좋아서. 이것도 예산보다 비용을 들여 제작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펀딩 달성 선물로 3마리의 이모가 쪼르륵 서 있는 귀여운 카드까지 추가 제작하게 되었다. 감정카드에 덧대어 보면 정말 귀여워서,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보람이 +7 정도 된 순간이었다.


18. 아직 테스트 안 끝났다. 수정도...
'스튜디오 잉 > 감정카드 제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6. 렛츠 토크 어바웃 이모션 Let's talk about emotion (0) | 2025.01.19 |
|---|---|
|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5. 새로운 팀원을 영입하자! (0) | 2025.01.11 |
|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4. 케이스 제작, 방산시장 (2) | 2025.01.05 |
|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3. 위기를 기회로 (0) | 2022.02.14 |
|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2. 드로우 유어 이모션 (0) | 2022.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