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제작일지 6

아득하다

1.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이 희미하고 매우 멀다.2. 까마득히 오래되다.3. 정신이 흐려진 상태이다.​​많이 들어봤지만, 어떤 감각인지 잘 모르고 있던 감각 하나가 선명해졌다.​우희와 정우쌤과 감각카드 제작 미팅을 하면서, 몸의 감각을 생각했을 때의 ‘아득하다’는 잘 모르는 감각이니 설명해달라고 했다.정우쌤과 우희의 설명을 듣다 보니 모니터 화면에 보이는 내 입꼬리가 내려가고눈과 눈썹이 나도 모르게 아련하게 찌푸려졌다.​1, 2의 의미는 자주 쓰고 잘 알고 있었는데, 3의 의미는 주로 몽롱하다. 실감이 안 난다. 좌절스러운 느낌, 막막한 느낌, 멍하다 따위로 느꼈다.​아득하다. 내가 아닌 느낌. 내가 아니었으면 하는 느낌과 함께 나에겐 너무 불쾌한 느낌이다. 자존감이 무너지는 감각 같기도 하고.​감정..

16. 렛츠 토크 어바웃 이모션 Let's talk about emotion

렛츠 토크 어바웃 이모션은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기획한 콘텐츠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고 그 답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일주일에 3개씩 3주 동안, 총 9개의 질문을 준비했다.어떤 질문을 해야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너무 진지하고 깊은 질문은 감정을 마주하는 게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닿기 어려울 것 같았고, 반대로 가벼운 질문은 스튜디오 잉의 인스타그램 콘텐츠와 앞으로 제작될 감정카드 상품의 이미지가 비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어 걱정이 됐다.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스스로와 서로에게 질문과 답변을 여러 번 주고받고 나서 최종 9개 질문을 추리고, 질문을 올렸다.첫 질문은 '여러분은 요즘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나요?'. 가장 포멀한 질문..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4. 케이스 제작, 방산시장

틴케이스가 아닌 종이박스를 제작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다양한 박스 샘플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우리가 제작할 박스의 재질을 몇 가지 정한 뒤, 방산시장으로 향했다.방산 시장엔 다양한 포장업체들이 있다. 비닐, 플라스틱 박스, 종이박스, 알루미늄 그릇 등 온갖 포장용품들이 거리와 매장 안에 진열되어 있다. 업체마다 취급하는 포장재가 달라서 방문하기 전에 서치를 하며 여러 곳을 비교분석하며 2-3곳을 추렸고, 그 외에 둘러보며 괜찮아 보이는 업체가 있으면 또 들어가서 물어보기도 했다.요즘엔 알음알음 물어서 좋은 업체를 추천 받기도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샘플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검색해서 샘플을 확인하고 주문하는 것보다 직접 방문이 좋은 점은, 재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업계 분들을 통..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3. 위기를 기회로

K: 00 카드 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팀 내에서, 너네가 제작하는 감정카드가 자기네들 카드 디자인 모방한 거 아니냐는 얘기를 했었대.뭐라고?감정카드 텀블벅 오픈 준비를 하던 나와 우희는 이 소리에 적잖이 놀랐다. 그 카드는 '감정'을 다루지도 않고, 플레이 방법도 다르고 제작 목적도 다르다. 일러스트와 디자인 또한 다르다. 그 카드는 카드 분류를 하기 위해 뒷면 색을 1-3가지의 컬러를 사용한 그라데이션 으로 입혔고, 폰트도 우리와 다른 고딕체에 레이아웃도 달랐다. 게다가 그 팀은 내가 너무 좋아했던 팀... 그 팀의 카드 1차 제작 때 구매를 못했어서, 2차 제작 시작하자마자 구매 신청도 하고... 또 구매뿐만 아니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그 카드를 사용하며 즐겁게 플레이하고... 내 개인 블로..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10. 인스타그램 개설 그리고 카툰 연재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감정을 소재로 작업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잉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프로필 사진에 우리 로고가 있는 인스타그램이 생겼다!인스타그램에 올릴 감정에 대한 카툰, 스스로의 감정을 깨우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줄 카툰을 어떻게 할지 기획하고, 우희가 스토리 작업에 들어갔다. 우희의 스토리를 보고 나는 콘티 기획을 하고 다시 우희에게 공유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깊은 생각을 하다 이따금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는 우희의 글은 공감이 되면서도 무게감이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이야기를 써주었다. 나도 이따금 우울감에 사로잡히긴 하지만, 쉽게 헤어나오는 편이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써내기가 어려운데, 우희가 ..

<컬러 유어 이모션> 감정카드 제작기 02. 너 내 동료가 되어라

감정카드를 언젠간 만들어봐야겠다- 는 생각을 가지고만 있을 뿐, 여기저기 강연을 다니랴 일러스트, 디자인 외주 작업을 하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강연을 다니면서 계속 카드에 대한 아쉬움이 쌓여가고, 프리랜서로 홀로 일을 몇 년째 하다 보니 팀작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많은 INFP답게, 혼자서 또 누굴 만날 때마다 나 이거하고 싶어! 이거 하려고! 같이할래? 협업하자! 우리 이거 같이할래! 를 늘 던지고 다녔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도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일을 시작하게 되곤 하니까. 그 시기 즈음, 10년 지기 친구이자 지금의 스튜디오잉 기획자 우희와 자주 볼 일이 생겼다. 우희는 퇴사 후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주면서 일상에 약간..

반응형